기자도 이날 둘레길 걷기 행사에 동참했다. 완만한 경사코스로 이뤄진 둘레길 구간을 1시간 여 정도 걸어 온몸에 땀이 흐르기 시작할 때쯤 다양한 수목,들꽃과 함께 해마다 수백마리의 반딧불이가 발견되는 청정지역인 목상동솔밭이 나타났다.
이곳은 반딧불이가 발견된 지난 2008년부터 매년 반딧불이 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계양산 반딧불이 서식지 보존운동의 필요성을 알리며 도심 속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생태공원을 만들기 위해 매년 축제 때마다 5,000마리의 반딧불이를 방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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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딧불이 서식하고 있는 청정지역인 솔밭쉼터 | |||||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김무영 씨는 “안타깝게도 현재 계수나무는 모두 멸종 상태이고 인위적으로 심고 있는 회양목도 훼손돼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며 “솔밭쉼터의 소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부 장연수 씨는 “가파른 산을 다닐 때는 정상만을 올라가려는 생각만을 했었는데 둘레길을 천천히 걷다보니 다양한 동, 식물이 살고 있는 소중한 생태공간인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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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밭쉼터에서 소나무 보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소속 안내자 김무영 씨 | |||||
잠시 숨을 고르며 미리 받은 간식을 먹기 위해 솔밭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피고개에 올랐다. 솔밭에서 피고개로 향하는 길을 따라 오르면 주변 산들을 볼 수 있고 아래로는 공항철도가 달린다.
둘레길을 걷는 동안 곳곳마다 자연생태계의 건전성과 다양성 증진을 위한 야생 동, 식물 서식 공간으로 조성된 ‘계양산물웅덩이’ 표시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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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 동…식물 서식 공간을 위한 습지 공간(좌)병인양요, 신미양요, 이양선의 침입에 위협을 느껴 1883년 10월에 의해 축조된 중심성지(우) | |||||
다시 걷다보면 중심성지 안내판이 나온다. 징맹이고개를 중심으로 동서 능선을 따라 축조됐던 산성으로 현재는 완전히 없어지고 잔해만 남아있다. 고종 20년 주민들을 동원해 축조한 뒤 성문은 ‘경명문’이라 하고 문위에 누각을 세워 ‘공해루’라 했으며 성의 이름은 민중의 마음을 모아 축조했다 하여 ‘중심성’이라 이름 붙였다.
일제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민중의 마음을 모아 성을 쌓았다는 역사를 간직한 중심성지에 이어 징매이고개 터널이 나타났다. 이곳은 백제 초기부터 현재의 공촌동 지역에서 생산된 소금을 계양산의 징매이고개를 넘어 서울 신정동 토성을 거쳐 지나던 소금통로 구실을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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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물 이동로를 복원하고 계양산과 천마산의 녹지축을 연결하기 위해 조성한 징맹이 생태통로 | |||||
산을 깍지 말고 터널 형태를 조성하자는 환경단체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산이 깎인 채 도로가 개설됐고 그 후 환경의 중요성으로 다시 터널 형태의 생태통로가 들어섰다.
생태통로 계단에 앉아 땀을 식히고 있던 한 등반객은 “돌이 많고 경사가 급한 피고개구간이 힘들었는데 힘든 곳을 지나니 역사적 의미도 있고 생태학습장으로도 좋은 징매이 생태통로가 나타났다. 다음에는 손자들과 함께 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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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양산산림욕장 및 계양공원 | |||||
어느새 둘레길 마지막 코스인 계양산산림욕장에 다다랐다. 이곳에는 산사나무, 아그배나무, 산벚나무 등 계양산의 다양한 자생수종과 참나리 등 야생화생태 관찰로, 자연관찰원, 건강지압로, 조형물 등이 마련돼 있었다.
인천시는 이번 계양산 1코스를 시작으로 총 9개 코스를 발굴, 총 140㎞의 둘레길이 올 연말까지 완성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환경단체인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와 함께 과도한 포장, 시설물을 최소화해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살리는 한편, 다양한 행사를 열어 전국적인 명소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