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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한국에 입국해 대구시내 유치원과 사설학원 등에서 영어강사로 활동하는 로버트 윌리엄스(35·중구남산동·사진 가운데)는 2004년 말부터 대구 계성초등학교 방과후 특기적성 수업인 축구교실에서 일주일에 두번 무료로 축구를 가르치고 있다.
어린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소년 축구교실에서 축구를 배워 고교 축구선수로 뛰었던 윌리엄스는 한국에서도 동네 조기축구회에 가입해 활동하는 ‘축구광’이다.
계성초교 축구교실과의 인연은 2004년 11월 조기축구회 친선경기에서 대구시 생활체육협의회 최태원(44) 부회장을 만나게 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축구교실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던 최 부회장이 그의 남다른 축구 실력을 알아보고 “축구 코치를 맡아 달라”고 부탁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일단 아이들이 좋고 축구를 사랑하니까 축구 가르치는 일이 너무 재미있다. 제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니 돈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어강사 일로 바쁜 와중에도 일주일에 두번 축구 수업에는 빠지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는 성실성도 축구와 아이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한국어를 못하지만 축구를 가르치는데 ‘언어장벽’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축구에서 의사소통은 ‘말’이 아닌 ‘다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축구교실에 참가하고 있는 김율(11)군은 “윌리엄스 선생님에게 배운 뒤로 슈팅 패스 등 모든 면에서 축구가 많이 늘었다. 엄할 때도 있지만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다들 재미있어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아이들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한 앞으로도 축구교실 코치로 활동할 계획이다.
그는 “학생들 중 실력이 뛰어난 2∼3명 정도는 국가대표급 선수로 키우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또 다가오는 독일월드컵 때는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사람들과 함께 한국팀 응원도 할 예정입니다. 한국은 저의 ‘제2의 고향’이니까요”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