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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의 최고 오지로 꼽히는 장곡면의 장곡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요즈음 학교생활이 즐겁기만 하다.
병설유치원생부터 6학년생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아이들이 영어로 인사하고 영어로 노래 부르는 신나는 방과후 학교 때문이다.
본교와 분교장 2곳을 포함, 전교생이 102명에 불과한 장곡초등학교는 방과 후 교육 활동을 위한 교육 시설이 전혀 없는 농촌 오지 소규모 학교다.
하지만 국제결혼을 통해 필리핀에서 건너온 외국인 학부모들이 지난 4월부터 방과후 학교 강사를 맡으면서 활기에 차 있다.
이들은 지난 97년 지역 농촌총각들과 인연을 맺은 에드랄린 지부라사와 올란데스카 멜로디엠, 펠리사리고 하욘티나위 등 세명의 필리핀 여성들.
필리핀에서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들인 이들은 한국으로 건너와 그동안 농사일과 가사일 등을 도와 왔으며 각각 병설유치원과 장곡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두고 있다.
필리핀 학부모들은 열악한 교육 환경, 비싼 수강료 등으로 원어민 확보가 어렵다는 학교측의 설명을 전해 듣고 영어회화 강사로 나서게 된 것.
이들은 매주 2-3차례 노래, 동화, 연극 등 다양한 교육방법을 동원해 어린이에게 영어회화를 지도하고 있으며 유치원은 무료로 자원봉사하고 있다.
필리핀 학부모들은 영어회화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에도 도우미로 참여해 그동안 외국인 엄마로 인해 놀림을 받았던 자녀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필리핀 학부모 강사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인근 학교에서도 요청이 줄을 이어 현재 에드랄린 지부라사는 대평초등학교에서도 영어회화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유상준 장곡초등학교 교장은 “엘리트 코스를 거친 세 명의 필리핀 학부모 덕택에 농촌 어린이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아이들도 ‘친구 엄마가 영어선생님'이라며 즐거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장곡초등학교는 분교와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 특색있는 교육과정으로 지난해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운영 최우수학교로 선정,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洪城=李錫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