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숙제 다 하면 게임하게 해주세요.” “안 돼! 토요일에만 게임하기로 했잖아!”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대화다. 지난해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초·중·고생 중 컴퓨터 중독 고위험군이 2.6%, 잠재적 위험군이 12.7%로 나타났다고 한다. 10명 중 한두 명은 컴퓨터 중독을 의심해야 하는 수준인 것이다.
실제로 학부모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과도한 PC 사용에 대한 걱정과 ‘혹시 내 아이가 게임 중독이 아닐까’ 염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단순한 염려나 게임 중독을 경고하는 차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좀더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을 수는 없을까?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학습에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경제영역의 내용을 온라인 게임(K게임)을 통해 공부해 보자.
어린이들은 온라인 게임 사냥을 통해 아이템을 얻고, 그 아이템을 가공하여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팔면서 부가가치와 거래의 개념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사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물건이 적으니 값이 오르는 체험을 통해 희소성과 가격변동을 배운다. 또 물건은 충분한데 마감시간이 가까워지니 조금의 이익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 싼 가격에 팔면서 디플레이션을 이해한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적극적으로 토의하면서 전략을 세워나가는 어린이들의 눈빛은 마냥 진지하기만 하다.
이같이 온라인 게임으로 하는 경제학습에 대해 “학교에서 온라인 게임을?”이라며 의아하게 생각을 하거나, “경제는 배우지 않고 게임만
열심히 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걱정하는 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게임을 활용한 학습 후 어린이들은 기본적인 경제개념에 대한 이해는 물론 주변의 사소한 것들도 경제와 연결하여 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된다.
학생들의 학습효과는 뛰어났다.
“온라인게임 교육으로 나의 소비성향에 대해 돌이켜 볼 수 있었고 돈 사용을 계획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가 경제교육 시키려고 주식도 사고 팔아보게 하셨는데 이 게임을 해보니까 주식으로 경제를 배우는 것보다 쉽고 재미있어요.”
“경제교육을 하면서 돈의 개념도 알았고, 어떻게 거래를 하면 나에게 이득을 얻는지도 제대로 알게 되었어요.”
“신문에 나오는 경제 기사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침마다 신문을 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돈 벌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미 대중화되어 있는 온라인 게임에서 아이를 완벽하게 떼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가정에서도 좀더 적극적으로 게임을 활용해야 한다.
온라인 게임에서 사이버머니와 아이템을 이용해 거래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자녀와 의논해 보자.
도토리로 아바타를 꾸미되, 필요 없는 것을 충동구매하지 않고 필요한 것을 구매하기 위해서 꾸준히 도토리를 모으는 것을 몸소 보여줄 수도 있다.
(박찬옥 서울서정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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